뒹굴거리는 아이의 뒷모습을 견뎌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뭐라도 하길 바라는 어른들에게는 이 시간을 견디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 동안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를 생각해내고, 몰래 장난칠 궁리를 하고 있지요. 이렇게 온 몸을 던져 노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자신들의 놀이세계에 진심인 아이들, 한바탕 놀고 나면 쑥 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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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는 단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놀다 놀다 다 못 놀면 다음날 또 이어서 놉니다. 목적도 없고 끝도 없는 놀이를 지속하는 이유는 딱 하나, 재밌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뭘 하자고 할라치면 ‘그거 재밌어요?’합니다. 동물친구들이 느닷없이 달립니다. 앞 친구를 따라 달립니다. 모두 쏜살같이 달립니다. 신난 표정을 보니 이 친구들은 내일 또 달릴 겁니다. 책을 보고 있는데 덩달아 뒤따라 뛰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심심하면 달리면 됩니다.
현덕작가의 이야기에는 놀이에 진심인 아이들이 나옵니다. 온 몸을 던져 놀고, 온 마음을 다해 놀이에 빠져있습니다. 그런 샘 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바로 그 자체가 되는 거지요. 이 책의 고양이는 그러니까 그냥 아이들이고, 실물 고양이는 잠깐 게스트로 나옵니다. 고양이가 된 아이들, 아이들은 ‘척’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그렇게 되는 것이 훨씬 재밌다는 것을 잘 압니다. 심심할 때는 무엇이라도 진심으로 흉내내기를 해보면 좋습니다.
공기놀이나 고무줄놀이들도 규칙이 있어서 탈락하는 사람이 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탈락한 사람이 놀이를 떠나지는 않습니다. 조금 기다리면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돌고 도는 놀이판은 여럿이 같이 해야 제맛이라, 서로의 존재가 소중합니다. 깍두기도 고명역할을 합니다. 지고 이기는 것은 언제든지 받아들이지만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아이들 놀이의 세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