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빠에게 말해요. “아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한번 물어봐.”

그러자 아빠가 딸에게 묻죠. “넌 뭘 좋아하니?”

“나는 비가 좋아. 비가 핑피링, 퐁포롱, 팡파랑 내리는 게 좋아.

핑피링 퐁포롱 팡파랑 난 이 말이 좋아. 빗소리로 만들었어. 내가 만든 거야.”

주고받는 대화들이 더없이 다정해요.

아이에게 다가가 물어봐주고, 온몸이 귀가 되어 그 대답을 들어주는 일,

진심을 나누는 대화의 기술이란 아마 이런 모습일 거예요.

수영을 잘 못하는 딸과 물을 무서워하는 아빠가 함께 수영장에 다닙니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 운동 잊지 말고, 물에 빠지면 당황하지 말고 바닥에 닿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걱정 많은 아빠의 잔소리는 끝이 없어요.

둘은 얕은 유아풀에서 수영 연습을 하고 즐겁게 놀면서 수영 실력도 조금씩 늘어 가는데, 

킥판 없이 수영하는 날, 아빠는 깨닫습니다. 딸은 아빠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아빠보다 더 빨리 수영을 배우고, 발이 닿지 않는 물에서도 혼자 힘으로 헤엄쳐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요. 

걱정을 조금씩 덜어놓고 딸의 성장을 기쁘게 바라봐주세요.

“우리 예쁜 딸, 나중에 크면 좋은 사람이 우리 딸 지켜 주면 좋겠어.”하고 아빠가 말합니다.

‘지켜주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이 힘들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그러자 딸은 사랑하는 아빠를 우주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다짐합니다.

아, 이런 고백을 듣게 된다면 아빠는 얼마나 행복할까요.

든든하고 기운 돋는 고백 앞에서 아마도 힘이 불끈 솟아날 거예요.

“우리 아빠는 걷지 못해요. 아빠가 어렸을 때부터 그랬대요. 그래서 아빤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해요...하지만 그런 건 아무 상관없어요. 난 아빠랑 얼음낚시 하는 게 더 재밌고, 해변에서 모래성 만드는 게 훨씬 좋거든요. 아빠는 언제나 걱정이 많지만, 나는 아빠와 매일매일 함께여서 정말 행복해요!”

밝고 건강한 관계에서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지요. 

아빠가 걷지 못하는 것이 아이를 사랑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딸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아빠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