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져요. 빨래 줄에 걸려 있는 이불이 햇볕에 뽀송뽀송 해지면 얼굴을 대고 비벼보고, 이불 사이로 돌아다니며 폭신하고 아늑한 기분을 만끽했던 생각이 나요. 이불을 생각하면 따뜻하고 편안하고 즐거웠던 기억 하나쯤은 있지요? 아침에 이불속에서 늑장을 부리는 시간이 행복해요. 추운 겨울 온돌방 아랫목에 깔아놓은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따뜻하게 온몸을 푹 감싸주는 느낌이 좋아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으면 다정한 사람이 꼭 안아주는 느낌이죠? 잠자리에서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고 있으면 편안하게 꿈나라로 여행 갈 준비를 마친 기분이에요. 혼자 이불 속으로 들어가도, 누군가 곁에서 이불을 덮어주며 잘 자라고 해도 모두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을 나누는 것같아요. 이불을 가지고 다녀야 편안해지는 사람도 있지요.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 없어지고 자신을 다 품어주고 이해해주는 것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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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집에 있는 오래된 자개농 이불장과 이불장 속 다양한 이불들을 정감 있는 그림으로 볼 수 있어요. 할머니가 빨아서 말린 차렵이불을 개고 있어요. 남매는 후다닥 차렵이불 속으로 들어가 햇살 담긴 이불의 촉감을 느끼며 뛰어다녀요. 할머니 이불장에는 각양각생의 이불이랑 배개가 차곡차곡 들어있어요. “오빠 우리 이불 놀이 할래?” 할머니 이불장을 본 아이들은 이불 놀이가 익숙한 듯 신나게 놀아요. 좋아하는 이불 고르기를 하면서 다양한 이불의 촉감을 느끼고 이불의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멋진 상상 놀이를 하네요. 이불 놀이에 푹 빠진 아이들 보면서 이불의 폭신한 감촉을 느끼고 싶어져요.
이불 한 장으로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세 남매가 자려고 누워서 서로 불을 끄라고 미루다가 셋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함께 불을 끄러 가지요. 불을 끄고 누었지만 여전히 어둠은 무서운가봐요. 세 남매가 이불을 코끝까지 끌어올리고 컴컴한 천장을 바라보는 모습이 편안해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한 명이 화장실이 가고 싶다고 하네요. 어떻게 할까요? 이불을 뒤집어 쓰고 같이 가자고 해요. 이제 화장실 가는 길은 이불 놀이가 시작되요. 이불 잠수함을 타고 바다 속을 탐험하고, 이글루가 된 이불 속에서 북극곰이랑 물개도 만나요. 이불이 캥거루 배 주머니가 되어 신나게 뛰어놀기도 하지요. 이불 한 장 덕분에 밤은 무서운 게 아니라 신나는 환상의 놀이터가 되지요.
‘나는 수영이 좋아요.’ 산뜻한 고백과 함께 시원한 파랑이 펼쳐집니다. 노란 수영모를 쓴 주인공이 물결을 휘휘 감으며 앞으로 나아가요. 물결도 춤을 추며 따라와요. 물장구 장단에 맞춰 쭉 시원하게 나아가지요. 많은 사람 틈에 섞여 한바탕 내달리면서도 아이는 매 순간 자신에게 집중하고 시원한 기분을 느끼지요. 좋아하는 것에 마음껏 몰입하는 행복한 시간은 파란색으로 가득 채웠어요. 아이를 휘감는 물결은 이불의 촉감이에요. 파랑색을 머금은 수영 이불이 평온한 휴식을 주는 듯, 아이의 미소에 기대감이 느껴집니다. 톡톡 튀는 물방울, 일렁이는 타일 선, 물살의 속도감 등 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로 청량감을 주는 그림책이에요.
밤이 즐거워지는 다양한 이불을 만나보세요. 내 이불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예요. 솨솨 쿨쿨 고양이랑 함께 자요. 바다 이불에서 고양이와 헤엄을 치고 일어났더니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어요. 내 이불은 꼬물꼬물 움직이는 고양이에요. 고양이 이불이 빵 이불이 되고 빵 이불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서 야금야금 먹었더니, 어느새 나타난 코끼리가 빵 이불을 전부 먹어 버렸어요. 어쩔 수 없이 코끼리가 가져온 이불을 함께 덮었지요. 코끼리 코가 삐져나오기에 내 바다 이불을 덮어 주었고요. 그러자 코끼리가 자꾸자꾸 물을 뿜어 바다가 되었어요. 난 새카만 밤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요. 이불 속에서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포근하고 기분좋은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